저작권법에 리버스 엔지니어링과 관련한 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34.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은 독립적으로 창작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과 다른 컴퓨터프로그램과의 호환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코드를 복제 또는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제101조의3(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의 제한)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목적상 필요한 범위에서 공표된 프로그램을 복제 또는 배포할 수 있다. 다만, 프로그램의 종류ㆍ용도, 프로그램에서 복제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및 복제의 부수 등에 비추어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재판 또는 수사를 위하여 복제하는 경우

 ...중략...

  6. 프로그램의 기초를 이루는 아이디어 및 원리를 확인하기 위하여 프로그램의 기능을 조사ㆍ연구ㆍ시험할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정당한 권한에 의하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자가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때에 한한다)


제101조의4(프로그램코드역분석) ① 정당한 권한에 의하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자 또는 그의 허락을 받은 자는 호환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고 그 획득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호환에 필요한 부분에 한하여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을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을 통하여 얻은 정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다.

  1. 호환 목적 외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2.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의 대상이 되는 프로그램과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ㆍ제작ㆍ판매하거나 그 밖에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이용하는 경우


이중에서 프로그램코드역분석에 대한 직접적인 허용 규정은 제2조 제34호와 제101조의4입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프로그램의 호환(상호운용을 의미)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만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이 허용됩니다.

그래서 마치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은 이러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송과정에서 감정인이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을 행하는 경우(예를 들어 서울고등법원 2011. 5. 25. 선고 2009나60413 판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일까요?


과거에는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의 변환의 개념이 복제와 같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는데, 이렇게 하면 복제에 대한 자유이용을 규정한 모든 저작재산권의 제한 규정에 따라 복제 또는 변환에 불과한 디컴파일 또는 디스어셈블리(리버스 엔지니어링 방법으로 저작권법상 프로그램코드역분석에 해당함)에 대해 저작재산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러한 해석은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범위를 과도하게 확장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해석이 적용되지 않고 (그리고 다른 법률에 의한 허용 근거가 없다면) 엄격한 법률 규정의 해석에서는 감정인의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은 저작권 침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다만, 소송 과정이라는 특수성에서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 뿐이겠죠.


그렇지만 현재는 아래와 같이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규정이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특정한 경우에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가능하게 됩니다.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①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의 경우 외에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개정 2016. 3. 22.>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이에 대해 제2조 제34호(프로그램코드역분석의 정의)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 규정은 그 해석상 제101조의4에 적용되어 제101조의4에 의한 저작재산권의 제한의 범위를 한정함에도, 원칙적으로 정의에 해당하므로 (특히 이 정의의 내용에 따르면) 원래의 디컴파일이나 디스어셈블리 행위를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 23. 선고 2013가합23162 판결에 따르면, 공정이용의 원칙이 이미 제101조의3 각호(역분석)와 같은 법 제101조의4(프로그램코드역분석)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한 이상 공정이용의 원칙에 따른 일반론에 따라 역분석을 허용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피고가 제35조3에 따른 항변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판결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2012년 3월 15일에 시행된 공정한 이용 규정(제34조의3)에 대해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다른 판결들에서 제28조와 제35조의3이 함께 다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규정의 시행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점은 하급심에서의 법이론적인 측면의 한계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35조의3을 적용한다면 소송과정에서 감정인에 의한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까지 이것을 문제삼은 적도 없다는 점에서는 (저작권법상에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약했던 때에도) 암묵적으로 이것을 적법한 것으로, 즉 공정한 이용으로 취급하여 왔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다만, 당시에도 저작권법 제1조(목적)을 정당화의 근거로 생각해 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사소송은 당사자의 청구가 있어야 하고 형사소송은 저작권법이 친고죄를 원칙으로 하여 피해자의 고소를 기소의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법정에서 문제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 위 규정의 입법 시에 참고한 미국과 유럽 어디에서도 디스어셈블리와 디컴파일을 상호운용성(우리 저작권법상 호환)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로만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 23. 선고 2013가합23162 판결에 따른다면, 해석 여하에 따라서는 소송과정에서 감정인에 의한 프로그램코드역분석은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송과정에서 감정인의 프로그램코드역분석에 대해 피고나 원고측에서 법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판결에서 제101조의3 제1항의 모든 경우(재판/수사, 학교교육, 교과용도서 게재, 사적복제, 시험/검정, 아이디어 및 원리를 확인하기 위한 프로그램 조사.연구.시험)를 디컴파일과 디스어셈블리에 모두 적용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본다면(이것은 위와 같이 디컴파일과 디스어셈블리가 복제에만 해당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저작권 침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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