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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 강기봉(freekgb@gmail.com)

 

□ 최초판매의 원칙(the first sale doctrine) : 저작권법 제20조 단서

 

저작권법은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를 가진다.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해당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20조)라고 규정하여 저작자의 배포권과 이 배포권에 대한 제한(최초판매의 원칙)을 규정합니다.

 

대법원(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도17863 판결)은 최초판매의 원칙에 대해 아래와 같이 법리를 제시합니다.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었다면 저작재산권자는 그와 관련된 보상의 기회를 가졌던 것이고, 이미 거래에 제공된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은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유통될 필요가 있으므로 해당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대한 배포권은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된다. 

 

외국에서 수입된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관한 배포권의 소진 : 긍정

 

위 대법원(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도17863 판결)은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외국에서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지 않고 곧바로 국내로 수입되어 그 소유권이나 처분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20조 단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해당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대한 배포권 소진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하면서(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

 

이와 달리,

"외국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었던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국내로 다시 수입하여 배포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권법 제20조 단서에서 정한 효과가 인정될 수 있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원칙적으로 인정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

 

외국에서 수입·판매한 만화 캐릭터 미니블록 제품에 대한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도17863 판결)

 

[사실관계]

 

도라에몽 캐릭터의 저작권자인 일본 ‘가부시키가이샤 쇼가쿠칸 슈에이샤 푸로다쿠숀’(이하 ‘저작권자’라고 한다)은 2015. 10. 2. ‘애영(상해)상무유한회사’(이하 ‘애영’이라고 한다)에 도라에몽 캐릭터에 관한 ‘중국 내 상품화권’을 2015. 1. 1.부터 2017. 12. 31.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부여하였고, ‘애영’은 다시 2015. 6. 30. ‘광동진풍과교완구유한회사’(이하 ‘광동’이라고 한다)에 중국 대륙 지역 내(대만, 홍콩, 마카오 제외) 도라에몽 캐릭터를 이용한 ‘다이아몬드블록’ 제품 판매권을 2015. 7. 1.부터 2016. 6. 30.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위임하였다.

 

피고인은 (업체명 생략)을 운영하면서 2015년경 ‘광동’으로부터 직접 도라에몽 블록 제품 약 960개를 수입하여 국내에서 이를 다시 판매하였다. 피고인의 위 제품 수입과 양수는 국내에서 이루어졌고, 피고인이 당시 ‘광동’으로부터 중국 내에서 위 제품을 제공받거나 양도받지는 않았다.

 

한편 대원미디어는 2014년경 저작권자로부터 도라에몽 캐릭터에 관한 국내 상품화사업권 등을 취득하여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도라에몽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여 오고 있다.

 

[판결]

 

피고인이 ‘광동’으로부터 직접 수입한 도라에몽 블록 제품은 중국 내에서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지 않고 곧바로 국내로 수입되어 피고인에게 소유권이나 처분권이 이전되었으므로, 위 제품은 외국에서 거래에 제공된 경우가 아니라 국내에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저작권자의 배포권 소진 여부에 관하여는 저작권법 제20조 단서를 적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광동’은 ‘애영’으로부터 중국 내에서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도라에몽 캐릭터에 관한 이용허락을 받았다.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는 저작물 이용허락 계약에 따라 정해지므로, ‘광동’이 이용허락 계약에서 정한 판매지역을 넘어서 피고인에게 직접 도라에몽 블록 제품을 판매한 행위는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광동’의 행위는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저작권법 제20조 단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광동’이 피고인에게 판매한 도라에몽 블록 제품에 대한 저작권자의 대한민국에서의 배포권은 소진되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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