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아래 글은 성과물에 대한 침해책임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재구성하고 사견을 추가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문제 사안의 사실관계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225967 판결)
甲 주식회사가 의류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해외 유명인의 사진을 검색하여 선정한 후 그와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모델을 고용하여 자신의 의류를 입힌 다음 사진을 찍고 이를 다시 해외 유명인의 사진에 합성하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제작하여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습니다.
그리고 甲 회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여 乙 회사의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습니다.
이에 甲 회사가 乙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였습니다.
□ 성과물의 도용에 대한 보호 방법 : 대법원 판결의 두 가지 관점
대법원 2010. 8. 25. 자 2008마1541 결정(공2010하, 1855),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공2017하, 2296) 및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225967 판결은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이와 관련하여,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현행법상의 ‘(카)목’)은 위 대법원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추가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카.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
위와 같이 대법원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에 대한 침해를 민법상 불법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것에 대한 침해를 받은 경우에는 침해자에 대해 민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에 기초하여 침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 초상권 등을 침해한 성과물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225967 판결)
대법원은 위와 같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고, "원고가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해외 유명인의 허락 없이 얼굴 사진을 사용함으로써 해외 유명인에 대한 관계에서 초상권 등 침해의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것과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甲 회사와 乙 회사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판매하면서 그 제품이 해외 유명인의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동일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등 서로 경쟁관계에 있고, 乙 회사는 1년 반 이상 甲 회사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였고 횟수도 많을 뿐 아니라 소송 계속 중에도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乙 회사가 이미지 복제 등으로 甲 회사의 보호가치 있는 영업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적용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에 따르면 위 사건의 불법행위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도 적용가능해 보입니다.
※ 관련 글 : 2021.09.28 성과물 도용 부정경쟁행위 방지 규정(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 적용 사례
판결 원문 :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225967 판결
【판시사항】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한 경우,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甲 주식회사가 의류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해외 유명인의 사진을 검색하여 선정한 후 그와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모델을 고용하여 자신의 의류를 입힌 다음 사진을 찍고 이를 다시 해외 유명인의 사진에 합성하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제작하여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는데, 甲 회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여 乙 회사의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고, 이에 甲 회사가 乙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 회사가 이미지 복제 등으로 甲 회사의 보호가치 있는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였다고 보아 乙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나아가 甲 회사의 성과물에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甲 회사가 주장하는 피침해이익이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2] 甲 주식회사가 의류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해외 유명인의 사진을 검색하여 선정한 후 그와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모델을 고용하여 자신의 의류를 입힌 다음 사진을 찍고 이를 다시 해외 유명인의 사진에 합성하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제작하여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는데, 甲 회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여 乙 회사의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하였고, 이에 甲 회사가 乙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와 乙 회사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판매하면서 그 제품이 해외 유명인의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동일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등 서로 경쟁관계에 있고, 乙 회사는 1년 반 이상 甲 회사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였고 횟수도 많을 뿐 아니라 소송 계속 중에도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乙 회사가 이미지 복제 등으로 甲 회사의 보호가치 있는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였다고 보아 乙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나아가 甲 회사의 성과물에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甲 회사가 주장하는 피침해이익이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2]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공2010하, 1855),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공2017하, 2296)
【전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피아솜통상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혜명 담당변호사 이재민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로이제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이은우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6. 11. 선고 2014나5021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의 이미지 복제 등으로 원고의 보호가치 있는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가. 원고와 피고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류제품을 판매하면서 그 제품이 해외 유명인의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동일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등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
나. 원고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용할 이미지를 제작하기 위하여 해외 유명인의 사진을 검색하여 선정하고, 그와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모델을 고용하여 자신의 의류를 입힌 다음 사진을 찍고 이를 다시 해외 유명인의 사진에 합성하는 등의 작업을 하였다. 피고는 1년 반 이상 원고가 제작한 이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하였고 횟수도 많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계속 중에도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였다.
다. 원고가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해외 유명인의 허락 없이 얼굴 사진을 사용함으로써 해외 유명인에 대한 관계에서 초상권 등 침해의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것과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 등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피고는 원고의 성과물에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피침해이익이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4.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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