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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8호에 "지도ㆍ도표ㆍ설계도ㆍ약도ㆍ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을 규정하여 지도를 도형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도는 저작물의 정의에 부합하면 저작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는 지표상의 자연 및 인공 지형지물을 대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고 지도의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미리 약속된 특정의 기호를 사용하여야 하는 등 상당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 내용 자체는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 어떤 경우에 창작성이 인정되는지가 저작물의 성립성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창작물이라 함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여기서 창작성이라 함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고 창작성에 관하여 정의합니다.

 

 ※ 관련 글 : 2022.02.21  저작물의 개념, 창작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법리에서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표상의 산맥·하천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도시·건물 등의 인문적 현상을 일정한 축적으로 약속된 특정한 기호를 사용하여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도상에 표현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은 사실 그 자체일 뿐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지도의 창작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지도의 내용이 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을 종래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는지,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에 창작성이 있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할 때도 창작성이 있는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위 사건에서 다뤄진 “△△천하유럽” 여행책자에 대해, 대법원은 "여행지의 역사, 관련 교통 및 위치 정보, 운영시간, 전화번호 및 주소, 입장료, 쇼핑, 식당 및 숙박 정보 등에 관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를 별다른 특색 없이 일반적인 표현형식에 따라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천하유럽에 실린 프랑크푸르트 지도를 살펴보면, 그 내용이 되는 마인강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 건물, 지하철 등의 인문적 현상이 종래의 통상적인 방식과 특별히 다르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고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도 일반적인 여행지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될 만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가 없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저작자의 지도책들에 있는 표현방식과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이 이전에 국내 및 일본에서 발행되었던 지도책들이 채택하였던 표현방식과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에 있어 동일·유사하거나 국내외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기호의 형태를 약간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여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판결 원문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판시사항】

[1]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저작물’의 요건인 ‘창작성’의 의미

[2] ‘지도’ 및 ‘편집물’에 대한 창작성 유무의 판단 기준

[3] 저작권의 보호 대상 및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4] 피고인이 甲에게 저작권이 있는 여행책자의 내용을 배열이나 단어 일부를 바꾸는 방법으로 다른 여행책자를 발간·배포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들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창작물이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여기서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

[2]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표상의 산맥·하천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도시·건물 등의 인문적 현상을 일정한 축적으로 약속된 특정한 기호를 사용하여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도상에 표현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은 사실 그 자체일 뿐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지도의 창작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지도의 내용이 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을 종래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는지,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에 창작성이 있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되고, 편집물의 경우에는 일정한 방침 혹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분류·선택하고 배열하는 등의 작성행위에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을 정도의 창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3]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은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거기에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

[4] 피고인이 甲에게 저작권이 있는 여행책자의 내용을 배열이나 단어 일부를 바꾸는 방법으로 다른 여행책자를 발간·배포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甲의 여행책자 중 여행지의 역사, 관련 교통 및 위치 정보, 운영시간, 전화번호 및 주소, 입장료, 쇼핑, 식당 및 숙박 정보 등에 관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를 별다른 특색 없이 일반적인 표현형식에 따라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에 지나지 않아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고, 지도 부분도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이 종래의 통상적인 방식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어 창작성을 인정할 수가 없으며, 관광지, 볼거리, 음식 등을 주관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하고 있는 부분의 경우, 유사해 보이는 어휘나 구문이 피고인의 책자에서 일부 발견되기는 하지만, 전체 책자에서 차지하는 질적·양적 비중이 미미하여 그 창작적 특성이 피고인의 책자에서 감지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편집구성 부분의 경우, 甲의 책자는 소재의 수집·분류·선택 및 배열에 편집저작물로서의 독자적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의 책자와는 구체적으로 선택된 정보, 정보의 분류 및 배열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2]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제8호, 제6조

[3]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제10조, 제97조의5(현행
제136조 제1항 참조)

[4]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제10조, 제97조의5(현행
제136조 제1항 참조), 제103조(현행 제141조 참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공2005상, 359),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29 판결 / [2] 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공2003하, 2150),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공2004상, 21) / [3]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공2000상, 28),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공2000하, 2381),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354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대세 담당변호사 송영욱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8. 12. 16. 선고 2008노76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창작물이라 함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여기서 창작성이라 함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표상의 산맥·하천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도시·건물 등의 인문적 현상을 일정한 축적으로 약속된 특정한 기호를 사용하여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도상에 표현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은 사실 그 자체일 뿐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지도의 창작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지도의 내용이 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을 종래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는지,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에 창작성이 있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되고( 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 등 참조), 편집물의 경우에는 일정한 방침 혹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분류·선택하고 배열하는 등의 작성행위에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을 정도의 창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거기에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피고인 1이 발행한 “○○○월드유럽” 여행책자와 피해자의 “△△천하유럽”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 본다.

 

우선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부분 중 여행지의 역사, 관련 교통 및 위치 정보, 운영시간, 전화번호 및 주소, 입장료, 쇼핑, 식당 및 숙박 정보 등에 관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를 별다른 특색 없이 일반적인 표현형식에 따라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천하유럽에 실린 프랑크푸르트 지도를 살펴보면, 그 내용이 되는 마인강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 건물, 지하철 등의 인문적 현상이 종래의 통상적인 방식과 특별히 다르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고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도 일반적인 여행지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될 만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은 ○○○월드유럽와 △△천하유럽 사이의 실질적인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대비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것들 중 관광지, 볼거리, 음식 등을 주관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하고 있는 부분을 보면, △△천하유럽의 표현들을 구성하고 있는 어휘나 구문과 유사해 보이는 어휘나 구문이 ○○○월드유럽에서 일부 발견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중, 해당 관광지 등에 관하여 알려져 있는 특성과 평판 등을 이전의 다른 여행책자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의 통상적인 표현방식에 의하여 그대로 기술한 것에 불과하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는 표현들을 제외하고 나면, 그러한 어휘나 구문이 전체 책자에서 차지하는 질적·양적 비중이 미미하여 △△천하유럽의 창작적 특성이 ○○○월드유럽에서 감지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을 들어 △△천하유럽과 ○○○월드유럽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것들 중 편집구성 부분을 보건대, △△천하유럽은 여행에 유용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고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여행책자로서의 일정한 편집목적을 가지고 수많은 여행지 및 그 여행지에서의 교통, 볼거리, 식당, 숙박시설 등의 여러 가지 정보들 중에서 피해자 등의 축적된 여행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위 편집목적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판단된 정보들만을 취사선택하여 나름대로의 편집방식으로 기술한 것이라는 점에서 소재의 수집·분류·선택 및 배열에 편집저작물로서의 독자적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월드유럽의 편집구성을 위와 같이 창작성이 인정되는 △△천하유럽의 편집구성과 대비해 보면, 구체적으로 선택된 정보, 정보의 분류 및 배열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들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비록 이들 책자가 전체적으로 도시 정보, 교통, 여행코스, 볼거리, 음식, 쇼핑 및 숙박 정보, 지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는 하나 이는 다수의 여행책자가 취하고 있는 일반적인 구성형태일 뿐이어서 그에 대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러한 구성상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만으로 달리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들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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