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저작권자의 경고장(내용증명)을 수신한 후에 침해라고 적시된 게시물인 저작물을 바로 삭제하면 침해의 고의성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작권 침해자에게 침해의 고의성이 없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저작권 침해에 관하여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6도4334 판결)가 있습니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6도4334 판결 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7조의5에서 규정하는 저작재산권의 침해죄에 있어서의 고의의 내용은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인식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다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640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인이 제작한 원심판시 풍경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 제공업체인 애드게이터사로부터 전송받아 복제한 다음 포털사이트인 네이버(www.naver.com) 포토앨범에 전송함에 있어, 저작권법상의 사진저작물인 위 풍경사진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몰랐다 하더라도 적어도 위 사진의 저작권자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또한 애드게이터사의 웹페이지 상의 ‘업로드된 이미지의 저작권에 대하여는 위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사실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 |
이 판례에 따르면, 저작물을 이용하고 저작물 여부나 저작자의 존재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저작물성의 성립은 고도성을 요하지 않고 저작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정도면 되고, 저작물에 저작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특허와 관련하여, 특허권 침해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특허발명에 해당하는 기술적 사상의 존재나 그 침해를 알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특허권은 특허발명에 대해 특허 국가 내에서 특허권자에게 독점배타적으로 주어지는 권리입니다) 내용증명 형태의 경고문을 받기 전에 그 행위가 고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는 경고장(내용증명)을 받은 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 고의성을 용이하게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저작권과 특허권의 두 권리는 그 권리의 존재의 인식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허권 침해 사례와는 달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내용증명을 받고 바로 저작물을 삭제하더라도 고의가 아니라고 판단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허발명과 달리 대중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저작물에 대해 침해가 일어나기도 쉽고 그 고의성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에 따라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어 왔으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제가 시행되어 왔습니다.
- 2013.02.26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제”와 “청소년 저작권침해 고소 사건 각하제도”란 무엇인가?
다만, 침해 행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민사상의 손해배상 산정이나 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형량 결정에 참고가 될 수 있고, 침해와 관련한 원만한 상호 합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고장(내용증명)을 받는 경우에는 일단 문제가 되는 저작물의 이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작물을 이용할 때는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거나 공정한 이용 여부에 관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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