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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2020년 3월 26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2016다276467)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카)목(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이 사건 당시의 (차)목이 (카)목으로 변경)에 관한 사안을 다룹니다. 아래 내용은 판결문의 내용을 재구성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 차. <생략>
카.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 사실관계

 

원고들은 이 사건 골프장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골프장의 실제 모습을 촬영하고 그 사진 등을 토대로 실제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하여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해왔다.

 

피고가 제작한 골프코스 영상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특정 골프장을 선택하면 그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그중에는 이 사건 골프장도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골프장을 촬영한 다음 그 사진 등을 토대로 3D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한 다음 2009년 무렵부터 2015. 2. 23.까지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다.


피고는 2015. 1. 26.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스크린골프사업 부문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승계참가인을 신설하여 분할하고,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주식회사 골프존유통을 신설하여 분할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승계참가인이 2015. 3. 3. 설립되었다(이하 피고와 승계참가인을 ‘피고 등’이라 한다).

 

 

□ 규정의 의의 및 적용 기준

 

대법원은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그 후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은 위 대법원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추가하였다(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현행법상의 ‘(카)목’을 말한다. 이하 '(카)목'이라 한다).


위 (카)목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이는 새로이 등장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를 보호하고 입법자가 부정경쟁행위의 모든 행위를 규정하지 못한 점을 보완하여 법원이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거래관념을 적시에 반영하여 부정경쟁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보충적 일반조항이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과 입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公共領域, 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판결 내용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나 골프코스를 실제로 골프장 부지에 조성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乙 회사 등(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고,

 

乙 회사 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甲 회사(피고)가 乙 회사 등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 사용한 행위는 乙 회사 등의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乙 회사 등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판례 원문 :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판시사항】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 등이 소유하는 골프장들을 무단 촬영한 후 그 사진 등을 토대로 3D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하여 위 골프장들의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한 다음 이를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는데, 乙 회사 등이 위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 등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乙 회사 등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고, 甲 회사의 행위는 乙 회사 등의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乙 회사 등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위 (차)목의 보호대상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대법원은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다.
그 후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은 위 대법원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추가하였고, 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위 (차)목은 (카)목으로 변경되었다[이하 ‘(카)목’이라 한다].
위 (카)목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이는 새로이 등장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를 보호하고 입법자가 부정경쟁행위의 모든 행위를 규정하지 못한 점을 보완하여 법원이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거래관념을 적시에 반영하여 부정경쟁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보충적 일반조항이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과 입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公共領域, 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 등이 소유하는 골프장들을 무단 촬영한 후 그 사진 등을 토대로 3D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하여 위 골프장들의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한 다음 이를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는데, 乙 회사 등이 위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차)목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 등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나 골프코스를 실제로 골프장 부지에 조성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乙 회사 등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고, 乙 회사 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甲 회사가 乙 회사 등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 사용한 행위는 乙 회사 등의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乙 회사 등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위 (차)목의 보호대상, 경제적 이익 침해 여부, 공정한 상거래 관행과 경쟁질서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차)목[현행 제2조 제1호 (카)목 참조]
[2]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차)목[현행 제2조 제1호 (카)목 참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공2010하, 1855)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신태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상우 외 2인)

【원고, 상고인】
경산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상우 외 2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동강홀딩스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상우 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골프존뉴딘홀딩스(2017년도 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골프존유원홀딩스, 2018년도 상호: 주식회사 골프존뉴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태건 외 4인)

【피고승계참가인,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골프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태건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12. 1. 선고 2015나201623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피고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 원심판단과 쟁점 

 

가.  사건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제1부터 3까지의 골프장(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골프장의 실제 모습을 촬영하고 그 사진 등을 토대로 실제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하여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해왔다. 피고가 제작한 골프코스 영상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특정 골프장을 선택하면 그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그중에는 이 사건 골프장도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골프장을 촬영한 다음 그 사진 등을 토대로 3D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한 다음 2009년 무렵부터 2015. 2. 23.까지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다.
피고는 2015. 1. 26.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스크린골프사업 부문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승계참가인을 신설하여 분할하고,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주식회사 골프존유통을 신설하여 분할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승계참가인이 2015. 3. 3. 설립되었다(이하 피고와 승계참가인을 ‘피고 등’이라 한다).
 
나.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1)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가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정해진 건축저작물임을 전제로, 피고 등이 저작재산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2)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와 골프장 명칭이 원고들 각자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성과물임을 전제로, 피고 등이 무단으로 이를 사용한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거나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다.  원심판단

 

원심판단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나, 원고들이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2) 이 사건 골프장의 명칭을 제외한 골프코스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원고들이 이룩한 성과로 볼 수 있고, 피고가 이러한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원고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였으므로, 2014. 1. 30.까지는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2014. 1. 31.부터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라.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이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의 저작권자인지, 피고가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를 사용한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피고 등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대법원은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그 후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은 위 대법원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추가하였고, 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위 (차)목은 (카)목으로 변경되었다[이하 ‘(카)목’이라 한다].
위 (카)목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이는 새로이 등장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를 보호하고 입법자가 부정경쟁행위의 모든 행위를 규정하지 못한 점을 보완하여 법원이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거래관념을 적시에 반영하여 부정경쟁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보충적 일반조항이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과 입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公共領域, 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등의 행위에 대하여 2014. 1. 30.까지는 민법상 불법행위, 그 이후는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 자체는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나, 골프코스를 실제로 골프장 부지에 조성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이 사건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원고들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 원고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피고 등이 원고 주식회사 신태진, 주식회사 동강홀딩스, 주식회사 스마트홀딩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이 사건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 사용한 행위는 위 원고들의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위 원고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판단에 피고 등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카)목의 보호대상, 경제적 이익 침해 여부, 공정한 상거래 관행과 경쟁질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저작권에 근거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그 이유로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나, 저작자인 설계자들로부터 원고들이 저작권을 양수했다는 주장·증명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또한 원심은 원고 주식회사 신태진, 주식회사 동강홀딩스, 주식회사 스마트홀딩스에 관해서는 위 2. 나.항과 같은 이유로 피고 등의 행위가 2014. 1. 30.까지는 민법상 불법행위, 그 이후는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원심판단의 각 금액으로 인정하였다. 원고 경산개발 주식회사는 피고 등에게 성과 등의 사용허락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경산개발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을 다투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골프장 명칭을 포함한 골프코스의 종합적인 이미지를 성과로 볼 수 있으므로 골프장 명칭은 성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판결 이유는 적절하지 않으나, 원고 경산개발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성과 등을 인정하고 적정한 손해액을 산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카)목의 성과 등과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도 없다.
 
4.  결론

 

원고들과 피고 등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각자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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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영상저작물, 특히 영화와 관련하여 표절에 관한 논란이 자주 있어 왔습니다. 특히 영화와 관련한 표절 논란은 주로 다른 영화에 대한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것입니다.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침해의 대상, 즉 영화가 저작물로 성립해야 하고, 그 대상과 의거 관계가 성립(의거성의 성립)해야 하며 그 대상과 문제가 된 저작물의 표현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어야 합니다.

 

  - 이와 관련한 글 참조 : 2018.09.23 저작권 침해 판단

 

※ 포스터 이미지 인용 : 넷플릭스, "456억 원, 어른들의 동심이 파괴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9월 17일 공개!", 2021.08.11. 자 https://tv.naver.com/v/21807527

 

 

그런데 아래의 오징어 게임의 제작발표회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님은 오징어 게임을 2008년에 구상해서 2009년에 그 대본을 작성했으므로 이것이 그 이후에 발표된 (표절 논란이 있는) 다른 작품들과 우연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누가 따라했다고 하기는 어렵고 굳이 따지자면 자신이 원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다른 작품보다 먼저 대본을 작성했다고 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부정한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보다 먼저 창작되었거나 후에 창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만한 간접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추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 판결에 따르면 시간적인 순서가 먼저라면 나중에 창작된 저작물과의 의거 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상이 되는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유사성 등이 인정되면 그 의거성이 사실상 인정될 수 있는데, 문제가 된 저작물이 먼저 창작되었다면 이런 판단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 의거관계의 판단과 관련한 다른 글 : 2015.08.12 복제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한 의거관계

 

그런데 아마도 이렇게 작품의 아이디어나 내용에서 유사한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작자들의 문화적 배경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가운데 그들의 작품의 기본적인 주제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그 내용을 구성하는 일부나 전부가 상당부분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인접 지역에서 자란 작가들이 시대적인 배경이 동일한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작성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한 유형의 작품들이 성공하면서 관련 유형의 작품들이 뒤를 이어 작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황동혁 감독님이 2009년에 오징어 게임의 대본을 작성했다고 하였는데, 그 이전에 창작된 정무문, 큐브, 배틀로얄 등은 특정한 미션을 성공해야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거나 살아 남을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이런 작품들은 이후의 작품들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저작권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이후의 영화들에도 사용될 수 있고, 여러 작품들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들을 다룰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동혁 감독님은 2009년에 오징어 게임의 대본을 작성했다고 언급함에 의해 오징어 게임이 표절 시비에 붙은 작품들에 비해 먼저 창작되었고 이것들과 독립적인 저작물이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감독님의 말이 맞다면(그리고 만약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에 그가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이후의 작품들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작품들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는 논할 필요도 없습니다.

     

 

□ 판례 원문 :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35707 판결

 

판시사항

 

[1]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의 요건인 의거관계의 인정 방법

[2]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된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양자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는 점 외에도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보다 먼저 창작되었거나 후에 창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만한 간접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추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된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양자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저작권법 제16

[2] 저작권법 제2조 제1, 16

 

 

전문

 

신청인, 피상고인

 

피신청인,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5. 25. 선고 200429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신청인 1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신청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신청인 2의 상고비용은 피신청인 2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신청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의 침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침해되었다고 주장되는 기존의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는 점 이외에도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거관계의 인정에 관하여 보건대,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은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보다 먼저 창작되었다거나 후에 창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만한 간접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추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 1이 이 사건 서적을 작성할 당시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있었고 이 사건 서적 중 원심판시의 별지 일람표 순번 1 내지 11, 16 내지 21, 23 내지 39, 41, 43, 44항 기재 부분과 이 사건 저작물의 각 대응 부분과 사이에는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서적이 이 사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다른 한편,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피신청인 1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신청인 11995년경부터 사계절 색채 이론 및 메이크업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하여 이 사건 서적을 저술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점, 신청인의 이 사건 저작물은 대중을 상대로 한 수필집이거나 사계절 색채이론 및 메이크업 이론에 대한 일반적이고 기초적 수준의 설명인데 비해 이 사건 서적은 색채 이론 및 메이크업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서로서 전반적으로 이 사건 저작물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점, 이 사건 저작물 중 신청인에 의해 침해로 주장되고 있는 부분들은 기존의 관련 서적들에 의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던 내용들을 요약해 놓은 것으로서, 피신청인 1이 이 사건 서적을 작성함에 있어 굳이 이 사건 저작물을 참조하여야 할 필요성이 없어 보이는 데다가, 이 사건 서적의 뒷부분에는 피신청인 1이 이 사건 서적을 작성하면서 참조한 참고문헌 목록이 아주 세밀하고 광범위하게 망라되어 있는 점, 피신청인 1이 이 사건 서적을 작성함에 있어서 참고한 자료라고 하면서 제출한 각종 소명자료들은 이를 실제로 저술한 저작자가 아니면 제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하고 그 내용 또한 구체적이며 자세한 점을 알 수 있는 등 이 사건 서적이 이 사건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 다른 사정들이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과연 이 사건 서적이 이 사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는지를 살펴본 연후에, 신청인의 복제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신청인의 복제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피신청인 1의 이 사건 서적 중 원심 판시의 별지 일람표 순번 1 내지 11, 16 내지 21, 23 내지 39, 41, 43, 44항 기재 부분이 신청인의 이 사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양자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신청인의 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복제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신청인 2의 상고에 대하여

 

피신청인 2는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피신청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신청인 1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신청인 2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고, 피신청인 2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신청인 2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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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 : 강기봉 freekgb@gmail.com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도록 저작재산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28조는 출처의 명시에 관한 내용을 명확하게 기술하지 않고,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라는 문구로 출처의 명시에 관하여 간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작권법 제37조는 명시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할 때 출처를 명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시행 2021. 6. 9.] [법률 제17588호, 2020. 12. 8., 일부개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제37조(출처의 명시) ①이 관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제26조,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 제34조 및 제35조의2부터 제35조의4까지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

 

제28조의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는 일반적으로 또는 특정 분야에서 인정되는 관행 정도의 인용 방식을 기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것에는 출처의 명시 방식도 포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분야에 따라 출처 명시의 기술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37조는 "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출처 명시 방법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환경 차이에 따라 적절한 출처 명시 방법이 다를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물에 표시된) 실명 또는 이명은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공표된 저작물을 인용하면서 출처를 명시할 때에는, 일반적인 또는 관련 분야의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기술하고,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할 수 있으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저작권법 제37조 제1항은 아래와 같은 경우는 출처의 명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들은 공익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문화 향유를 위해 필요한 경우, 출처의 명시가 불필요한 경우, 출처의 명시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26조(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ㆍ방송)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제31조(도서관등에서의 복제 등) 
   제32조(시험문제를 위한 복제 등)
   제34조(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ㆍ녹화)
   제35조의2(저작물 이용과정에서의 일시적 복제) 
   제35조의3(부수적 복제 등)
   제35조의4(문화시설에 의한 복제 등)

 

저작권법 전문 : https://www.law.go.kr/법령/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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